김재원 작가는 여러 가지 색과 무늬를 갖는, 다양한 종의 동물들을 그린다. 그 동물들은 모두 귀엽게 미소를 짓고 있다. 김재원 작가에게 동물들이 왜 미소를 짓고 있는지 질문을 하면 “행복해서요.”라고 말한다. 작가에게 ‘행복’이란 어떤 의미일까.
인간은 누구나 개인마다 서로 다른 행복의 정의를 가지며,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한다.
하지만 김재원 작가는 대다수가 말하는 기쁨이나 즐거움, 쾌락 같은 직관적인 감정, 일시적인 순간의 기분을 말하지 않는다. 김재원 작가는 함께 공존하는 삶, 함께이기에 따뜻한 마음, 그 따뜻한 마음이 주는 안정감 속에서 ‘행복’의 의미를 찾는다.
작가의 그림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동물들은 모두 하나 아닌 둘, 둘이 아닌 셋, 함께 무리 지어 있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은 <펭귄> 작품처럼 서로를 바라보거나 같은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리고, 같은 곳을 응시한다. 특히 <소와 돼지, 닭> 작품처럼 동그랗게 뜬 눈으로 쳐다보며 미소를 짓고 있는 동물들의 표정은 작가의 마음이 투영되어있다. 뿐만 아니라 김재원 작가의 작품 제목들은 <사이좋은 동물 친구들>, <아빠와 나>, <재원이와 엄마의 이야기>, <봄날의 동물 친구들>처럼 항상 본인과 관계 맺고 있는 엄마와 아빠, 가족과 친구들을 그린다. 그들의 소중함을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작품으로 승화시킨다.
이처럼 정서적 안정감에서 행복을 느끼는 김재원 작가는 화폭 위 여러 색의 물감과 오일파스텔을 겹겹이 쌓아 올리며 포근하고 따뜻한 색감과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조화롭게 캔버스 위로 펼쳐진 밝고 따뜻한 색감은 작품 속 공존하는 귀여운 동물들 서로에게 스며든다. 다시 말해 김재원 작가는 중첩되어 만들어진 색채감과 각진 부분이 없는 드로잉 방식들로, 행복이란 개념에 내포된 평온과 따뜻함, 안정감, 공존과 같은 감정들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김재원 작가의 그림은 행복의 에너지를 전하며 행복의 의미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우리 주변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행복의 근간이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한다.
- 전시기획자 문호정 -